120101 겨울에는 남한강 폐사지를 거닐어 보자 01편
폐사지 순례는 잡초가 무성한 여름도 나름의 운치가 있지만 쓸쓸함이 더하는
겨울에 둘러보아야 더욱 제 멋을 느낄 수 있다.
남한강 상류에 있는 원주,충주등은 강원도와 경상도의 산물이 모여 남한강 물길을 따라
서울로 보내지는 요충지여서 신라,고려때 옛 영화를 누렸던 지역호족세력들이 강성했다.
그들 세력에 의해 남한강 일대에 크고 작은 많은 사찰들이 지어졌으나,
이후 중앙집권이 강화되고 불교가 쇠퇴함에 따라 임진왜란등 전란으로 불타버린 사찰들이
다시는 복원되지 못하고 폐사지로 남게 되었다.
남한강 폐사지 순례는 충주의 청룡사지로부터 시작하여 남한강을 따라 내려오며
원주 거돈사지 법천사지 그리고 옛 영화의 흔적인 흥원창터, 흥법사지 그리고 여주의 고달사지를 둘러본 후 여주 신륵사에서 마무리를 하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중부내륙고속도로 감곡 IC를 빠져나와 38번국도를 타고 충주 소태면 청룡사지로 향하면
겨울 물안개에 휩싸인 남한강의 뛰어난 풍광을 만날 수 있다. 충주호를 빠져나와 원주,여주로
흘러가는 남한강 물줄기다.
청룡사지(靑龍寺地)
충주 소태면 청룡사지의 부도탑 올라가는 길 바로 입구에 있는
청룡사 창건과 경영등 사찰의 운영에 관한 내용을 기록한 청룡사위전비
석종형 부도도 있다.
충주 소태면 청룡사지에서는 보각국사 정혜원융탑(국보 제197호)과 보각국사 정혜원융탑전
사자석등(보물 제656호) 보각국사 정혜원융탑비(보물 제658호)를 만날 수 있다
청룡사지에서 원주 부론면 거돈사지 가는 길은 남한강의 젖줄을 따라 가는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다.
거돈사지(居頓寺址)
거돈사지에서 만나는 첫 풍경은 높다란 석축 위에 천년을 살아온 느티나무다.
더 넓은 폐사지에서 유일하게 숨쉬고 있는 것이 바로 천년 된 느티나무로
그자리에서 거돈사의 흥망성쇠를 고스란히 지켜본 유일한 목격자다.
석축 가운데 계단을 따라 오르면 넓은 절터가 펼쳐진다.
큼직하게 펼쳐진 풍경을 보니 가슴이 후련해진다.
금당터 앞엔 전형적인 신라 삼층석탑(보물 제750호)이 서있다.
절터 가운데 금당이 자리 잡고 있으며 금당 중앙엔 부처님이 앉아 계셨을 불좌대가 놓여 있다.
어떤 건물이 이 빈 공간을 차지했을까? 지붕도 올려보고 누각도 세워본다.
이러한 상상력이야말로 폐사지 답사의 재미다.
절 뒤편 언덕위에는 일제시대 일본인에 의해 서울로 옮겨졌다가 지금은 국립박물관으로 옮겨진
원공국사 승묘탑(보물 제190호)이 2007년 지자체에 의해 복제 제작되어 원래 위치에 다시 모셔져
있다.
2008년 처음 거돈사지를 방문하여 보았을때는 새로 제작되어 너무도 어울리지 않았던 복제품
원공국사 승묘탑은 그동안 세월의 때가 더해져 그럴싸하게 진품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원래의 자리에서 옮겨진 문화재는 원형을 알 수 있을때는 이렇게라도 복제하여 제자리에 있게끔
복원이 이루어져야한다고 생각한다.
절터 오른쪽 원공국사 승묘탑비(보물 78호)는 귀부와 비신 그리고 이수까지 모두 갖추고 있어
그 온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대리석으로 만든 비신은 고려 초 현종때 왕사이신 원공국사의 생애와 행적 그리고 공덕을 찬양한
글이 적혀 있다. 이수에는 꿈틀거리는 용이 여의주를 다투는 모습이 조각되어 있고,
비석 받침대인 거북모양의 귀부는 용 머리를 가지고 양쪽 귀가 물고기 비늘 같이 생겼다.
거북은 이빨을 훤히 드러내보이며 웃는 모습이다.
등에는 육각형 무늬에 卍 만자와 연꽃 무늬를 교대로 넣었다.
법천사지(法泉寺地)
법천사지에서는 화려한 고려조각예술의 백미를 만날 수 있다
지광국사 현묘탑비(국보 제 59호)를 바라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비를 받치고 있는 거북의 돌조각은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것 같은 느낌이다.
임금 왕(王)자가 새겨진 등껍질이며, 입모양이 길쭉한 용머리의 무게를 감당하기 위해
비스듬하게 돌로 받친 턱받침까지도 어색해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오석에다 글을 새기고 옆면에 정교하게 꿈틀거리는 용을 조각한 탑비는
돌을 떡주무르듯 한 고려 장인의 빼어난 솜씨를 유감없이 볼 수 있다.
이수 또한 왕관 같은 모자를 얹어 놓은 것이 색다르다. 연꽃과 구름문양등을 빽빽하게 조각하였고
그 위에는 보주까지 얹어 놓았다.
지광국사 부도비 주변에는 절터에서 옮겨온 광배, 탑의 부재 등 여러 석물들을 한 곳에 모아두었다.
온전한 모습은 하나도 없지만 남아 있는 석물들은 하나 같이 명품이다.
나뒹구는 석물 한조각도 이렇게 아름다운데 온전한 법천사의 모습은 얼마나 화려하였을까?
같은 자리에 모셔졌던 법천사 지광국사 현묘탑은 (국보 101호) 일본으로 옮겨졌다가 반환되어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보존되고 있다
일부는 정비가 되었지만
아직도 발굴중인 법천사지
법천사지의 보호수
남한강 폐사지 순례 02편 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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